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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리뷰

약쑥으로 만든 환 후기

by $%#@ 2024. 9. 22.

엄마의 정성이 가득담긴  약쑥환

 

 

 

 

엄마는 이걸 어디서 사셨을까? 이름도 성도 없이, 그냥 봉지 하나에 "이게 약쑥으로 만든 환인데 몸 차가운데 그렇게 좋다네" 이러면서 사가지고 오셨다. 얻어오셨을라나? 여하튼, 내가 겨울에 손발이 차갑다고 가져오셨는데, 내가 이상한거 사오지 말라고 했는데도 안되신다. ㅋㅋㅋ. 

 

이런거, 잘 못 먹으면 간이 무리간다. 먹더라도 조금씩 먹어야하는데, 한꺼번에 저렇게 많이 먹어도 되겠느냐. 내가 한약을 못 믿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약은 제대로 진맥을 받고, 나름대로 공부를 한 사람들에게서 사서 오는 거니 그래도 그럭저럭 괜찮지만, 이런건 어떻게 믿느냐며, 난리 난리를 쳤다.

 

사실 쑥자체가 나쁠 거는 없다. 특히나 약쑥이고, 그걸 또 환으로 개어서 만든 것이니 자체로 보면 나쁠 것은 없지만, 쑥도 모든 사람들 한테 다 좋은 거는 아니고, 내가 손발이 차가운거야, 겨울에 집에 난방을 제대로  안하고, 또 컴퓨터 한다고 움직이지도 않고 가만히 있으니 당연히 그렇지. 그건 누구나 다 그런거다. 라고 이야기하지만,  당최 내이야기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니..ㅠ.ㅠ

 

딸래미 손발 차니깐 먹여야겠다라는 그 생각 하나만 가지고 어찌되었던 들고 오셨고, 무를수도 없다 하니, 다시는 이런거 마음대로 사오지말라고 이야기 하고, 언제나 그렇듯 조금씩 조금씩 양을 늘려가며 먹었다.

 

약이든, 음식이든, 뭐든 우리몸에 들어오는 거는 일단 모두 간을 거쳐간다. 그러니, 간이 독성을 해독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쉬는 시간도 주어야하는데, 몸에 좋다고 이것저것 많이 먹다보면 분명히 무리가 간다. 그냥 음식물도 그런데, 하물며 약성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무리를 줄까?

 

그러니, 첨에는 조금씩  시작한다. 아무리 용량이 20-30알이라고 해도, 처음에는 다섯개 정도로 시작한다. 배탈이 나는가도 보고, 혹시나 손발이 노래지는가도 보고, 소변이나 대변이 문제가 있는 지도 보고, 맥박이나 호흡같은 것도 확인해가면서, 조금씩 늘리는 게 좋다. 그건 약이든 뭐든 다 그렇다.

 

어찌되었던 수개월에 걸쳐서 저걸 다 먹기는 했는데, 접때 하도 잔소리를 많이 들은 울 엄니는 그 다음부터는 약은 일단 무조건 안 들고 온다. 다행스럽게도 말이다. 하지만, 항상 문제는 저놈에 매스컴에 있다. 맨날 어디에 좋다. 어떻게 먹으면 좋다. 그걸 보고 맨날 어디가 안좋으니 먹어야겠다. 우리집처럼 건강기능식품 안먹는 집안은 없더라. 다른 집은 쌓아놓고 먹더라. 다 좋은 거는 아니래도 우리도 먹어야한다. 이러면서.ㅋㅋ

 

정작 사오면 위장이 워낙에 약하셔도 제대로 섭취도 흡수도 못하면서 말이다. 결국에는 돈주고 산거 아까워서 내가 다 먹어야하는 루틴이었다.